갑자기 배가 아프고 설사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오늘은 뭘 먹어야 하지?”일 것입니다. 굶는 게 나은지, 죽만 먹어야 하는지, 커피는 괜찮은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미국 국립당뇨소화기신장병연구소(NIDDK) 자료를 바탕으로, 급성 설사가 났을 때의 식사를 단계별로 정리했습니다.

시작 전에 알아 둘 것: 장염과 탈수
바이러스성 장염은 장에 생기는 감염입니다. 물 같은 설사, 배의 통증이나 쥐어짜는 느낌, 메스꺼움이나 구토가 나타나고 가끔 열이 나기도 합니다. 흔히 ‘배탈 독감’처럼 부르지만 독감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니고, 독감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도 없습니다. 병이 생기는 곳도 위가 아니라 장입니다.
대부분은 갑자기 시작해 짧게 앓고 지나갑니다. 많은 경우 일주일을 넘기지 않고, 별다른 치료 없이 저절로 나아집니다. 다만 증상이 심해지거나 탈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토와 설사로 몸에서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는데 이를 채우지 못하면 탈수가 생기는 것입니다.
성인의 탈수 신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심한 갈증과 입 마름
- 평소보다 줄어든 소변량, 짙은 색 소변
- 피로감
- 꼬집었다 놓은 피부가 바로 펴지지 않음
- 눈이나 볼이 움푹 들어감
-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
영유아, 고령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탈수가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장기 손상, 쇼크, 혼수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자료는 설명합니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식사 조절만으로 버티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첫 번째 단계: 입맛이 없으면 억지로 먹지 않습니다
급성 설사 중에는 먹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이때는 무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다 다시 먹고 싶은 생각이 들면, 대부분의 경우 평소 먹던 식사로 돌아가도 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특별한 식단’을 따로 정해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전문가는 아래에서 설명할 피해야 할 음식 외에 식단을 따로 제한하거나 금식하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죽이나 미음만 고집하거나 하루 종일 굶는 방식이 필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린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급성 설사가 있는 아이에게는 나이에 맞는 평소 식사를 주고, 영아에게는 모유나 분유를 먹입니다. 보호자가 임의로 음식을 끊지 않는 것이 기본입니다.
두 번째 단계: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는 음식을 걸러 냅니다
평소 식사로 돌아간다고 해서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급성 설사 때는 증상을 더 나쁘게 할 수 있는 음식과 음료를 피하라고 합니다.
| 피할 것 | 예 |
|---|---|
| 술 | 모든 알코올 음료 |
| 카페인 음료 | 커피, 차, 일부 탄산음료 |
| 단순당이 많은 것 | 과당·젖당이 든 단 음료, 일부 과일 주스, 사탕, 포장 디저트 |
| 당알코올이 든 것 | 무설탕 껌, 무설탕 사탕 |
| 기름진 것 | 튀김, 피자, 패스트푸드 |
| 젖당이 든 우유·유제품 | 우유와 유제품 |
단 음료는 평소 별생각 없이 마시기 쉬운 만큼 특히 확인이 필요합니다. 과당이나 젖당 같은 단순당이 많이 든 음료와 간식에는 단맛을 내는 성분이 들어 있고, 무설탕이라고 쓰인 껌과 사탕에는 당알코올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설탕이 없다는 이유로 안심하지 말고 성분을 한 번 살펴보십시오.
술에 관해서는 기준 차이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한국의 한 잔은 순알코올 7g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10g, 미국은 14g을 한 잔으로 봅니다. 같은 ‘한 잔’이어도 양이 다르므로 해외 자료의 잔 수를 그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어느 기준이든 설사 중에는 술을 쉬는 쪽이 자료의 권고입니다.
우유와 유제품은 따로 신경 씁니다
우유와 유제품에는 젖당이 들어 있습니다. 급성 설사에서 회복하는 사람 중에는 이후 한 달 또는 그 이상 젖당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어린이와 영아는 급성 설사 중에도 나이에 맞는 평소 식사를 이어 가라는 것이 자료의 설명입니다.
세 번째 단계: 설사가 오래가면 식사 일지를 씁니다
설사가 오래 이어지는 만성 설사에서는 접근이 조금 달라집니다. 이 경우 의사가 먹는 음식을 바꾸라고 권할 수 있습니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거나 특정 탄수화물, 단백질을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증상을 줄여 주면서도 영양은 충분히 챙길 수 있는 음식을 골라야 합니다. 어떤 음식이 맞는지는 개인마다 다르니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원인이 되는 음식을 찾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식사 일지입니다. 의사가 특정 성분이 든 음식을 한동안 빼 보게 한 뒤 설사가 달라지는지 살피기도 하는데, 이때 기록이 있으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일지에는 다음을 적습니다.
- 먹거나 마신 음식과 음료
- 나타난 증상
- 증상이 나타난 시각
- 증상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이는 음식과 음료
이 기록을 진료 때 가져가 어떤 음식이 증상을 심하게 하는 것 같은지 의사와 이야기하십시오. 그 결과 일부 음식을 피하거나 줄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음식 알레르기나 불내성이 원인인 만성 설사는 방아쇠가 되는 음식과 음료를 피하는 것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배변 상태까지 함께 적으면 원인을 좁히는 데 더 도움이 됩니다.
네 번째 단계: 먹고 마시는 것 자체를 안전하게 관리합니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음식과 음료를 안전하게 다루어야 합니다. 보관, 조리, 세척, 취급을 제대로 하면 탈이 날 가능성을 낮출 수 있습니다.
위생 시설이나 정수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을 여행할 때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자료가 제시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생수를 마시고, 얼음을 만들 때와 음식을 준비할 때, 양치할 때도 생수를 씁니다.
- 공장에서 밀봉된 용기에 담긴 음료만 마십니다.
- 고기, 생선, 조개류는 안전한 온도까지 익혀서 뜨거운 상태로 나온 것만 먹습니다.
- 날채소와 생과일은 깨끗한 물에 씻었거나 껍질을 벗긴 것만 먹습니다.
얼음이나 양치 물까지 신경 쓰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마시는 물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입으로 들어가는 물은 모두 점검 대상입니다.
정리
급성 설사가 났을 때 식사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먹고 싶지 않으면 무리하지 않고, 다시 입맛이 돌면 평소 식사로 돌아가되 술, 카페인, 단순당과 당알코올, 기름진 음식, 젖당이 든 유제품은 피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 밖의 엄격한 식단 제한이나 금식을 권하지 않습니다. 설사가 오래 이어진다면 식사 일지를 써서 원인이 되는 음식을 찾고, 구토와 설사로 탈수 신호가 보이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NIDDK(당뇨·소화기·신장) 자료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