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65명·51,206명 추적 연구가 짚은 당뇨 식사 구조 세 가지

어떤 음식을 먹느냐만큼 어떤 음식을 함께 먹느냐도 당뇨병 위험과 관련이 있을까요? 2026년 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한국인 대상 연구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음식이 한 끼 안에서 서로 어떻게 묶이는지를 그물망(네트워크)으로 그려 2형 당뇨병 위험과 비교했습니다. 그 내용을 세 가지 핵심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16,665명·51,206명 추적 연구가 짚은 당뇨 식사 구조 세 가지
AI로 생성한 이미지

연구는 이렇게 설계되었습니다

기존의 식사 패턴 분석은 데이터에서 자동으로 묶음을 찾는 방식이 많았는데, 특정 질환에 맞는 식사 구조를 짚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연구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하려고 음식들이 함께 섭취되는 관계를 그물망으로 만들고, 새로 2형 당뇨병이 생긴 사람과 생기지 않은 사람의 그물망을 따로 그려 비교했습니다.

분석에는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가운데 심혈관질환 연관 연구(KoGES-CAVAS) 참여자 16,665명의 식사 자료가 쓰였습니다. 음식 섭취량은 한 번이 아니라 누적 평균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다음 당뇨병 환자 그물망에만 나타나거나 비환자 그물망에만 나타나는 연결선을 골라 중심성(그물망에서 해당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 자리에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을 계산하고, 이를 합쳐 ‘D_CCN 점수’를 만들었습니다. 점수가 높을수록 당뇨병 쪽 식사 구조와 닮았다는 뜻입니다.

만든 점수가 다른 집단에서도 통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건강검진 대상자 연구(KoGES-HEXA) 51,206명에게 같은 점수를 적용했습니다. 위험은 수정 포아송 회귀라는 통계 방법으로 발생률비를 구해 비교했습니다.

하나, 밥과 채소 반찬이 두 그물망의 중심이었습니다

첫 번째 결과는 당뇨병이 생긴 집단과 생기지 않은 집단 모두에서 밥과 채소 반찬이 그물망의 중심 음식(허브)이었다는 점입니다. 두 집단이 식사 구조의 모든 부분에서 다르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밥과 채소 반찬이 기본 축이라는 점은 같았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밥이 보인 관계입니다. 밥은 다른 음식들과 음(-)의 상관만 보였다고 합니다. 음의 상관이란 한쪽이 많아질 때 다른 쪽이 줄어드는 방향의 관계를 뜻합니다. 다만 이것이 밥이 당뇨병을 막는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결과는 식사 구조를 그려 본 것이며, 밥 자체의 효과를 따로 검증한 실험이 아닙니다.

둘, 비환자 그물망은 복잡하고 환자 그물망은 단순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물망의 모양 차이입니다. 당뇨병이 생기지 않은 사람들의 그물망은 더 복잡했습니다. 여러 음식이 다양하게 얽혀 있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당뇨병이 생긴 사람들의 그물망은 더 단순했고, 정제한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중심으로 짜여 있었습니다.

정제 밀가루 음식이란 곡물의 겉껍질 등을 제거해 곱게 빻은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면 같은 음식을 말합니다. 연구가 보여 준 것은 이런 음식이 당뇨병 환자 쪽 식사에서 중심에 놓였다는 관찰 결과입니다. 어떤 한 가지 음식이 원인이라고 지목한 것은 아닙니다.

셋, 점수가 높을수록 당뇨병 위험도 높았고 다른 집단에서도 확인되었습니다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결과는 점수와 위험의 관계입니다. 추적 기간 동안 CAVAS에서는 새 당뇨병 환자가 나왔고, HEXA에서는 2190명이 새로 확인되었습니다. 분석 결과 D_CCN 점수가 높을수록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습니다. 이 관계는 95% 신뢰구간을 고려해도 CAVAS에서 나타났고, HEXA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히려 HEXA에서 위험의 차이가 조금 더 컸습니다.

또한 점수가 높아질수록 위험이 단계적으로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가 두 집단 모두에서 일관되게 나타났고, 추세 검정 결과도 통계적으로 뚜렷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방법이 질환과 관련된 식사 구조를 포착하는 데 쓸모가 있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결과를 읽을 때 알아 둘 점

이 연구는 사람들의 식사와 이후 당뇨병 발생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간 관찰 연구입니다. 그래서 식사 구조가 당뇨병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상도 한국인 참여자였으므로 다른 나라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점수는 통계적으로 만든 지표여서, 개인이 자신의 식단을 이 점수로 직접 계산해 판단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맞지 않습니다.

참고로 2형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병입니다. 포도당은 주로 음식에서 얻는 에너지원이고, 췌장에서 만드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2형 당뇨병에서는 인슐린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거나 몸이 인슐린을 잘 쓰지 못해 포도당이 혈액에 남게 됩니다. 미국 NIDDK 자료에 따르면 과체중과 비만, 활동량 부족, 인슐린 저항성, 유전이 원인으로 꼽히고, 가족력이 있거나 중장년이거나 고혈압이 있는 경우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증상은 수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보는 당뇨병 진단 수치

혈당 수치는 해외 자료보다 한국 기준을 따르는 것이 맞습니다. 아래는 한국 기준 값입니다.

구분 기준
당뇨병 진단 당화혈색소 6.5% 이상, 공복혈당 126mg/dL 이상,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200mg/dL 이상 중 하나
공복혈당장애 100~125mg/dL
내당능장애 140~199mg/dL
당화혈색소 전단계 5.7~6.4%
2형 당뇨병 조절 목표 당화혈색소 6.5% 미만
혈압 목표 130/80mmHg 미만

진단은 다른 날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고, 같은 날 두 가지 이상이 기준을 넘으면 바로 확진합니다. 선별검사는 35세 이상 모든 성인이 대상이며, 위험인자가 있으면 19세 이상부터 받습니다.

정리

  • 밥과 채소 반찬은 당뇨병이 생긴 집단과 생기지 않은 집단 모두에서 식사 그물망의 중심이었습니다.
  • 당뇨병이 생기지 않은 사람의 식사 구조는 더 복잡했고, 생긴 사람의 구조는 정제 밀가루 음식 중심으로 단순했습니다.
  • 당뇨병 쪽 식사 구조를 닮은 정도를 나타내는 점수가 높을수록 2형 당뇨병 위험이 높았고, 두 집단에서 같은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식단이나 혈당이 걱정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검사를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Nutrients 학술지 발표 연구, NIDDK(당뇨·소화기·신장) 자료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