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동반 질환, 콩팥 건강이 가장 눈에 띄었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고 ‘LDL 콜레스테롤’ 칸에서 눈이 멈춘 적이 있으신가요. 수치가 높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심장과 혈관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콜레스테롤이 아주 높은 체질을 가진 분들에게 심혈관 질환 말고 다른 병도 함께 잘 생기는지는 따로 확인해 볼 문제입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동반 질환, 콩팥 건강이 가장 눈에 띄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2022년 학술지 Current problems in cardiology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이 바로 이 질문을 다뤘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연구가 무엇을 밝혔는지를 핵심 세 가지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이 연구는 무엇을 살펴봤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높은 LDL 콜레스테롤, 동맥경화와 연결된 질환이고, 정도는 덜하지만 대동맥판막 협착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동맥경화는 혈관 벽에 찌꺼기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변화를 뜻합니다.

연구진은 심혈관 질환을 뺀 나머지 동반 질환에 주목했습니다. 당뇨병, 만성 콩팥병, 고혈압, 암이 대상이었고, 환자 유형은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였습니다. 이형접합이란 관련 유전자 두 벌 가운데 한쪽에만 변이가 있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방법은 새로 환자를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나온 논문을 모아 비교하는 것이었습니다. PubMed, Web of Science, Google Scholar에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동반 질환을 다룬 연구를 체계적으로 찾았습니다. 중복된 논문, 제목이 관련 없는 논문, 종설, 초록만 있는 논문,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논문을 걸러낸 뒤 남은 연구들을 분석했습니다.

핵심 첫째, 만성 콩팥병은 더 흔했습니다

살펴본 동반 질환 가운데 가장 뚜렷한 결과는 만성 콩팥병이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만성 콩팥병의 유병률, 곧 해당 질환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결론에서 심혈관 질환 다음으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집단에서 중요하고 흔한 동반 질환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만성 콩팥병뿐이라고 정리했습니다. 네 가지 후보 가운데 비교적 일관된 신호가 잡힌 것이 콩팥이었다는 뜻입니다.

핵심 둘째, 당뇨와 고혈압은 결과가 엇갈렸습니다

당뇨병은 연구마다 결과가 일정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연구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당뇨 비율이 더 높다고 했지만, 대부분은 오히려 반대 방향의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즉 이 연구에서는 당뇨가 더 흔하다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고혈압은 유전자 다형성, 곧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유전자 서열을 비교한 연구에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과 연결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고혈압을 가진 사람의 비율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집단마다 달랐습니다. 연결 가능성은 있지만 모든 집단에서 같은 크기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핵심 셋째, 암은 더 많지 않았습니다

암은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유병률이 더 낮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콜레스테롤이 아주 높은 체질이라고 해서 암이 더 흔하다는 근거는 이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연구진도 암을 다룬 연구의 수가 적다는 점을 한계로 짚었습니다. 그래서 암에 대해서는 결론을 단정하기보다 추가 연구를 기다리는 편이 맞습니다.

동반 질환 이 연구에서 확인된 경향
만성 콩팥병 유병률이 더 높음
당뇨병 결과가 엇갈림, 대부분은 반대 방향
고혈압 연결 보고가 있으나 집단별 차이 큼
암 더 낮거나 비슷함

읽을 때 기억해 둘 점

이 연구는 여러 논문을 모아 비교한 문헌고찰이어서, 개별 환자를 직접 추적한 결과가 아닙니다. 당뇨 결과가 일정하지 않았고 암을 다룬 연구가 적었다는 점은 연구진이 직접 밝힌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 결과를 어떤 병이 원인이고 어떤 병이 결과라는 식의 인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또 이 연구가 다룬 대상은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입니다. 일반적인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모든 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닙니다.

배경으로 알아 둘 콜레스테롤 이야기

콜레스테롤은 몸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밀랍 같은 지방 성분입니다. 호르몬과 비타민 D, 소화를 돕는 물질을 만드는 데 필요하고, 몸이 필요한 양은 스스로 만듭니다. 달걀노른자, 고기, 치즈 같은 동물성 식품에도 들어 있습니다.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다른 물질과 엉겨 혈관 벽에 달라붙는 플라크가 되고, 이 과정이 동맥경화입니다. 심해지면 심장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은 지단백이라는 운반체에 실려 혈액 속을 움직입니다. HDL은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 몸 밖으로 내보내는 일을 돕고, LDL은 수치가 높으면 혈관에 플라크가 쌓이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HDL 콜레스테롤은 40mg/dL 미만이면 위험인자로 봅니다. 높을수록 무조건 좋다고 단순하게 이해하시면 곤란합니다.

수치가 높아지는 가장 흔한 원인은 생활습관입니다. 붉은 고기, 지방이 많은 유제품, 튀김과 가공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을 자주 먹거나, 오래 앉아 지내며 운동이 부족하거나, 흡연하거나, 술을 지나치게 마시면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나 일부 항암제도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한 가지 알아 둘 점은 국가검진에서 콜레스테롤 검사가 모든 사람에게 공통으로 들어가는 항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성은 24세 이상, 여성은 40세 이상일 때 4년마다 받는 구조입니다. 검진 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의료진과 검사 시기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정리

  • 이 연구는 2022년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동반 질환을 살폈습니다.
  • 심혈관 질환 다음으로 중요한 동반 질환으로 꼽힌 것은 만성 콩팥병이었습니다.
  • 당뇨는 결과가 엇갈렸고, 고혈압은 집단별 차이가 컸으며, 암은 더 낮거나 비슷했습니다.
  • 당뇨와 암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이 밝혔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받았다면 심장과 혈관뿐 아니라 콩팥 상태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는지 의료진과 상담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2년 Current problems in cardiology 학술지 발표 연구, MedlinePlus 건강주제 요약(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참고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