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 전 벤치에 앉아 커피나 카페인이 든 음료를 손에 쥐고 “이걸 마시면 스파이크가 더 잘 들어갈까” 하고 생각해 본 분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배구에서 카페인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이를 모아 분석한 메타분석 대부분은 남성 선수이거나 남녀가 섞인 집단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2026년 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된 연구는 여자 배구 선수만 따로 모아 이 질문을 확인했고, 결론은 기대와 조금 달랐습니다.

이 연구는 무엇을 확인하려 했을까
이 연구는 새로 선수를 모아 실험한 것이 아니라, 이미 발표된 임상시험들을 모아 다시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이자 메타분석입니다. 연구진이 짚은 출발점은 분명했습니다. 배구에서 카페인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선행 연구는 있었지만, 메타분석은 대부분 남성 선수나 남녀 혼합 집단을 중심으로 이뤄졌고 여자 배구 선수만을 따로 본 메타분석은 아직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여러 차원의 수행 지표에 카페인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심스럽게, 예비적인 수준에서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단정적인 결론을 내리려는 연구가 아니라 “일단 지금까지의 근거는 어떤가”를 정리해 보는 연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어떤 방식으로 근거를 모았을까
2026년에 PubMed, Web of Science, 코크란 라이브러리, ProQuest 네 곳의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검색했고, 분석 계획은 국제 체계적 문헌고찰 등록 사이트인 PROSPERO에 미리 등록했습니다. 포함 기준은 여자 배구 선수에게 카페인을 섭취시키고 수행 능력을 본 무작위 대조 시험이었습니다.
연구의 질은 PEDro 척도와 RoB 2 도구로 평가했습니다. 두 도구 모두 시험 설계가 얼마나 탄탄한지, 결과가 한쪽으로 치우칠 위험은 없는지를 점검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더해 GRADE 방식으로 “이 결과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즉 근거의 확실성까지 따로 평가했습니다.
조건에 맞는 연구는 다섯 편뿐이었고, 참여한 여자 선수는 모두 합쳐 예순여섯 명이었습니다. 분석에 쓰인 카페인 섭취량은 체중 킬로그램당 최대 6.4mg까지의 범위였으며, 한 번에 섭취하는 급성 섭취만 다뤘습니다.
핵심 1. 경기력과 신체 능력에서 뚜렷한 향상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핵심은 카페인이 기록을 끌어올린다는 분명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배구 종목에 특화된 지표인 스파이크 수행, 그리고 점프 높이·방향 전환 능력·악력·파워 출력 같은 신체 능력 지표 모두에서 카페인 섭취군과 비교군 사이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습니다(p 값이 0.05보다 컸습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은 “카페인이 효과가 없다고 증명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섯 편, 예순여섯 명이라는 작은 규모에서는 효과가 있더라도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연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모인 근거만으로는 일관된 이득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정도입니다.
핵심 2. 피로와 심박 같은 몸의 반응 지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두 번째 핵심은 생리 지표입니다. 피로와 관련된 수치, 그리고 심박수와 관련된 수치에서도 카페인이 뚜렷한 차이를 만들었다는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카페인을 마시면 피곤함을 덜 느끼거나 몸이 더 잘 반응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을 수 있지만, 이 분석에 포함된 여자 배구 선수들의 자료에서는 그런 변화가 일관되게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경기 기록이라는 겉으로 드러나는 결과뿐 아니라, 몸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보여 주는 지표에서도 같은 방향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이 연구의 두 번째 메시지입니다.
핵심 3. 부작용 가능성이 함께 보고되었습니다
세 번째 핵심은 이득이 분명하지 않은 반면, 카페인 섭취와 관련된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이 보고되었다는 점입니다. 포함된 연구들에서는 손 떨림, 불안, 과도한 자극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정리되었습니다.
배구는 공을 정확히 다뤄야 하는 종목입니다. 손이 떨리거나 마음이 지나치게 들뜨는 느낌은 기록 향상을 기대하고 마신 카페인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작용 역시 소규모 연구에서 보고된 가능성의 수준이며, 모든 선수에게 나타난다는 뜻은 아닙니다.
결과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단서는 근거의 확실성입니다. 포함된 시험들의 방법론적 질은 전반적으로 높았고 일부에서 편향 위험이 있었지만, GRADE 평가에서 전체 근거의 확실성은 매우 낮음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연구 수가 적고 대상이 제한적이라서, 이 결과가 앞으로 뒤집힐 여지도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연구진도 이 결과를 예비적이고 탐색적인 근거로 해석해야 하며, 실제 현장에서 무엇을 하라고 권하는 확정적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 분석은 한 번 섭취하는 급성 섭취를 다뤘기 때문에, 오랜 기간 꾸준히 섭취했을 때의 영향까지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정리
- 2026년 Frontiers in Nutrition에 발표된 이 메타분석에서는 다섯 편, 예순여섯 명의 여자 배구 선수 자료를 모아 카페인 급성 섭취의 영향을 살폈습니다.
- 스파이크 수행, 점프 높이, 방향 전환, 악력, 파워 출력, 피로와 심박 관련 지표에서 뚜렷한 향상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손 떨림, 불안, 과도한 자극감 같은 부작용 가능성이 보고되었습니다.
- 근거의 확실성이 매우 낮아 예비적인 결과로만 받아들여야 하며, 카페인 섭취 여부와 양은 개인 상태에 따라 의료진 또는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Frontiers in Nutrition 학술지 발표 연구 참고 — PubMed 초록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