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을 마치고 간식까지 챙겨 먹은 뒤 홀가분하게 길을 나섰는데, 한참 지나서 갑자기 머리가 핑 돌고 식은땀이 난다면 당황스러울 것입니다. 이런 늦은 반응을 소금 한 번으로 막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본 연구가 2026년 학술지 Vox sanguinis에 발표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연구에서는 전체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헌혈 뒤 어지럼과 실신, 왜 문제가 될까
이 연구가 다룬 것은 혈관미주신경 반응이라는 현상입니다. 혈관미주신경 반응은 쉽게 말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정신이 아득해지는 반응입니다. 헌혈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알려져 있고, 대개는 큰 문제 없이 금방 회복됩니다.
다만 의식을 잃는 실신까지 이어지면 쓰러지면서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점이 걱정거리입니다. 일반적인 기절 증상을 설명하는 자료를 보면, 쓰러지기 직전에는 어지럽고 메스꺼우며 눈앞이 하얗게 또는 캄캄하게 변하고 피부가 차고 축축해질 수 있습니다. 기절은 보통 혈압이 갑자기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줄 때 일어나며, 나이 든 사람에게 더 흔하다고 합니다. 원인으로는 열이나 탈수, 정서적 긴장, 갑자기 일어서기, 특정 약물, 혈당 저하, 심장 문제 등이 꼽힙니다. 기절한 사람은 기도가 막히지 않았는지, 숨을 쉬는지 확인한 뒤 10~15분쯤 누운 채로 쉬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완전히 회복되지만 심각한 문제의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실제로 기절했다면 의료진을 찾아 이유를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일부 보고에서 헌혈 전에 소금을 먹으면 이런 반응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연구진은 전혈 헌혈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전혈 헌혈은 혈액 성분을 나누지 않고 피를 그대로 뽑는 방식입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400mL를 헌혈한 사람 가운데 홀수 날에 헌혈한 사람은 소금 섭취 그룹으로, 짝수 날에 헌혈한 사람은 비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소금 섭취 그룹에는 소금이 모두 합쳐 0.3g 들어 있는 정제를 먹게 했습니다. 날짜로 나눈 방식이라 무작위 배정을 완전히 지킨 것은 아니어서, 연구진도 이를 준무작위 대조 연구라고 불렀습니다. 쉽게 말해 제비뽑기처럼 완전히 무작위로 나눈 것은 아니지만, 비교 그룹을 두고 소금 섭취의 효과를 견주어 본 연구라는 뜻입니다. 연구진은 바늘을 뺀 뒤 시간이 지나 나타나는 늦은 반응을 따로 떼어 놓고 비교했습니다.
연구가 밝힌 핵심 세 가지
첫째, 전체 결과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연구진이 주로 본 것은 바늘을 뺀 뒤 20분이 넘어서 나타나는 늦은 반응이었는데, 소금 섭취 그룹과 비교 그룹 사이에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도 결론에서 헌혈 전 소금 섭취의 뚜렷한 예방 효과는 없었다고 정리했습니다.
둘째, 용량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추가로 들여다본 분석에서는 소금 섭취량이 늘수록 늦은 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는 암시가 나왔습니다. 이때 효과의 크기를 나타내는 오즈비는 1보다 작았고, 95% 신뢰구간도 1을 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는 부차적인 분석에서 나온 결과라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앞으로 확인해 볼 단서에 가깝습니다.
셋째, 여름철에는 늦은 실신이 더 적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름에 나타난 늦은 실신 사례는 소금 섭취 그룹이 비교 그룹보다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연구 시작 전에 정해 둔 엄격한 통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우연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이 결과를 읽을 때 유의할 점
연구진은 용량에 따른 효과와 계절에 따른 효과를 결론짓기에는 참가자 수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두 가지 모두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있어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은 전체 비교에서 소금 정제의 예방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고, 나머지는 어디까지나 다음 연구가 검증해야 할 가설입니다. 가능성이 보였다는 표현과 효과가 입증되었다는 표현은 서로 다른 말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또 이 연구는 한 가지 방식의 소금 정제를 대상으로 했고, 헌혈자를 날짜로 나눈 설계였습니다. 따라서 이 결과를 일상에서 소금을 더 먹어도 된다거나 먹을 필요가 없다는 근거로 확대해 읽어서는 안 됩니다.
정리
- 이 연구에서는 헌혈 전 소금 정제 섭취가 늦게 나타나는 혈관미주신경 반응을 뚜렷하게 줄이지 못했습니다.
- 용량에 따른 효과와 여름철의 차이는 가능성이 비친 수준이며,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합니다.
- 기절했다면 누운 채로 쉬고, 이유를 확인하러 의료진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Vox sanguinis 학술지 발표 연구, MedlinePlus 건강주제 요약(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참고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