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액 속에 들어 있는 칼슘 농도가 높으면 정자도 더 많을까요? 칼슘은 뼈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로만 알려져 있지만, 정자의 기능과 성숙, 생존에도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정액 칼슘과 생식 기능의 관계를 다룬 기존 연구들은 결과가 엇갈렸습니다. 2026년 1월 Andrology 학술지에 발표된 덴마크 연구를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 무엇이 확인됐는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연구가 던진 질문과 배경
이 연구의 질문은 단순합니다. 정액 안에 든 칼슘의 양이 정액 검사 결과, 즉 정액의 질과 관련이 있는지를 건강한 남성과 불임 남성 양쪽에서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앞서 나온 연구들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았기 때문에, 대상을 나누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배경으로 하나만 짚어 두겠습니다. 미국 국립아동건강발달연구소(NICHD) 자료에 따르면 불임의 삼분의 일 넘는 경우가 남성 쪽 문제 때문에, 혹은 여성 쪽 문제와 함께 생깁니다. 그런데도 생식 건강 이야기에서 남성은 종종 뒷전이었습니다. 자료는 피임을 올바르게 하는 것, 성병을 피하는 것, 생식 능력을 지키는 것을 남성 생식 건강의 기본으로 꼽습니다. 아이를 갖기 어려울 때는 남성과 여성이 함께 의료진에게 가임력을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나
연구에는 두 집단이 들어갔습니다. 첫째는 덴마크 일반 인구에서 모집해 정액의 질을 조사하는 연구에 참여한 젊은 남성들입니다. 둘째는 불임 남성들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칼슘 500mg과 비타민 D3(콜레칼시페롤)를 받는 쪽과 위약을 받는 쪽으로 나뉘었습니다. 비타민 D3는 처음에 300,000 IU를 한 번에 먹고, 이후 매일 1400 IU를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모든 참가자는 신체 검진과 일반 정액 검사를 받았고, 정액 속 칼슘 농도도 측정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혈액을 뽑아 부갑상선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라디올, 인히빈 B, 항뮐러관 호르몬 같은 생식 관련 호르몬 수치를 확인했습니다. 이 임상시험은 2011년에 등록된 연구입니다.
핵심 하나, 일반 젊은 남성에서는 칼슘이 높은 쪽이 정자 농도도 높았다
연구진은 일반 젊은 남성들을 정액 칼슘 농도에 따라 네 구간으로 나누었습니다. 가장 낮은 구간은 대략 4.7mmol/L 이하의 범위였고, 가장 높은 구간은 최대 19.2mmol/L까지의 범위였습니다. 비교해 보니 가장 높은 구간 남성의 정자 농도가 가장 낮은 구간 남성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았습니다.
정자 농도는 정액 1mL 안에 정자가 몇 개 들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즉 이 연구의 일반 젊은 남성에서는 정액 칼슘이 높은 사람일수록 같은 양의 정액 안에 정자가 더 촘촘하게 들어 있는 경향이 보였다는 뜻입니다.
핵심 둘, 불임 남성에서는 칼슘이 가장 낮은 구간의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다
불임 남성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정액 칼슘이 가장 낮은 구간에 속한 불임 남성은 네 구간 가운데 정자 농도가 가장 낮았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곧게 헤엄쳐 나가는 정자, 즉 전진 운동 정자의 수도 더 적었습니다. 정자는 수만 많아서는 부족하고 제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 점은 의미가 있는 대목입니다.
정리하면 정액 칼슘이 낮은 쪽에서 정액의 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건강한 남성과 불임 남성 모두에서 관찰된 셈입니다.
핵심 셋, 보충제를 먹어도 정액 칼슘은 달라지지 않았다
많은 분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입니다. 칼슘과 비타민 D3를 먹은 불임 남성들의 정액 칼슘 농도는 위약을 먹은 쪽과 비교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먹는 칼슘이 곧바로 정액 칼슘을 올리지는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편 시험 기간 동안 어떤 이유로든 정액 칼슘이 30% 넘게 올랐던 불임 남성들은, 시험 시작 때와 비교해 정자 농도와 전체 정자 수가 모두 높아져 있었습니다. 또 정액 칼슘이 변한 정도와 혈중 에스트라디올이 변한 정도 사이에는 약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에스트라디올은 에스트로겐의 한 종류입니다. 다만 상관이 약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이것만으로 에스트로겐이 정액 칼슘을 조절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결과를 읽을 때 주의할 점
이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정액 칼슘이 낮은 쪽에서 정액의 질이 더 나쁜 경향이 있다는 연관성입니다. 칼슘이 낮아서 정자가 줄었는지, 다른 원인 때문에 둘이 함께 낮아졌는지는 이 설계로는 가릴 수 없습니다.
또 하나는 보충제 결과입니다. 칼슘과 비타민 D3를 먹었다고 해서 정액 칼슘이 올라가지 않았으므로, 이 연구만으로 칼슘 보충제가 정자 수를 늘린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연구진도 결론에서 정액 칼슘을 좌우하는 조절 요인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 에스트로겐 같은 호르몬이 관여하는지를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반 남성 집단이 덴마크 인구에서 모집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정리
- 정액 칼슘 농도가 높은 일반 젊은 남성은 낮은 남성보다 정자 농도가 높았습니다.
- 불임 남성 가운데 정액 칼슘이 가장 낮은 구간은 정자 농도가 가장 낮았고 전진 운동 정자도 적었습니다.
- 칼슘과 비타민 D3 보충은 정액 칼슘 농도를 바꾸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험 동안 정액 칼슘이 30% 넘게 오른 불임 남성은 시작 때보다 정자 농도와 전체 정자 수가 높았습니다.
이 연구는 정액 칼슘과 정액의 질이 서로 얽혀 있을 가능성을 보여 주었지만, 원인과 결과를 확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이를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칼슘이나 비타민 D 보충제를 스스로 정하기보다, 부부가 함께 의료진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6년 Andrology 학술지 발표 연구, NICHD 남성 생식 건강 자료 참고 (링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