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댁에 가면 밥상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입맛이 변하고 장 보기가 힘들어지면서 같은 반찬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드시게 해야 기억력에 도움이 될까” 하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오늘은 이 질문과 맞닿은 연구 하나를 소개합니다.

2025년 학술지 Nutrient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중국 노인의 식사 패턴과 치매의 관계를 살폈습니다. 아래에서 핵심 세 가지를 중심으로 풀어 보겠습니다.
어떤 식단이고, 어떤 조사였을까
연구에서 본 식단은 cMIND 식단입니다. 지중해식 식사와 고혈압을 막기 위한 DASH 식사를 합쳐 신경퇴행을 늦추려는 목적으로 만든 MIND 식단을 중국 사정에 맞게 고친 중국형 버전입니다. 이름이 길지만 쉽게 말해 “뇌 건강을 염두에 둔 식사 점수표”라고 보시면 됩니다. 식사를 점수로 매겨 점수가 높을수록 이 식단을 잘 따른 것으로 봅니다.
자료는 중국 고령자 건강·장수 종단조사(CLHLS)에서 가져왔습니다. 분석에 들어간 사람은 9142명이었고, 이 가운데 치매가 있는 비율은 10.7%였습니다. 연구진은 세 가지 통계 모형을 차례로 적용해 식단 점수와 치매의 관계를 확인했습니다. 식단 외에 치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조건의 영향을 걸러 내려는 과정입니다.
결과가 우연이나 분석 방식 때문에 나온 것은 아닌지 보려고 민감도 분석도 두 가지 했습니다. 조건을 조금씩 바꿔 가며 같은 결론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성향 점수 매칭이라는 보조 분석도 더했습니다. 비교할 두 집단이 다른 조건에서는 최대한 비슷해지도록 짝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핵심 하나: 점수가 한 단계 오를 때마다 치매 비율이 낮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점수와 치매 비율의 관계입니다. 다른 조건을 모두 보정한 뒤에도 cMIND 식단 점수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치매 비율이 11% 낮게 나타났습니다. 식단을 잘 지킨 사람일수록 치매가 있는 사람의 비율이 낮았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11% 낮다”는 말을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식단 점수와 치매 비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연관성을 확인했을 뿐입니다. 점수를 올리면 치매가 11% 줄어든다고 약속하는 숫자가 아닙니다.
핵심 둘: 점수와 치매 비율이 직선에 가깝게 이어졌다
두 번째는 관계의 모양입니다. 연구진은 제한 세제곱 스플라인이라는 방법으로 점수와 치매 사이가 구부러진 곡선인지, 곧은 선인지 살폈습니다. 모든 보정을 마친 뒤에도 의미 있는 직선형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되었습니다.
용량-반응이란 “많이 따를수록 효과가 비례해서 달라지는 경향”을 말합니다. 어느 지점을 넘어서야 갑자기 차이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점수가 오르는 만큼 치매 비율이 낮아지는 흐름이 이어졌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것은 집단 전체에서 나타난 경향이고,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핵심 셋: 대부분의 하위 집단에서 비슷한 경향이었다
세 번째는 결과의 일관성입니다. 연구진은 대상자를 여러 조건에 따라 나누어 하위 집단별로도 분석했고, 조건끼리 서로 영향을 주는지 상호작용 분석도 했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의 하위 집단에서 비슷한 연관성이 관찰되었습니다.
특정 집단에서만 나타난 결과라면 우연일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집단에서 방향이 같았다는 점은 결과를 조금 더 믿을 만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cMIND 식단이 이 집단에서 치매를 막는 전략이 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치매란 무엇인지 짧게 짚어 두기
치매는 기억, 언어, 시각 인지, 문제 해결, 주의 집중 같은 정신 기능을 잃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나이가 들면 깜빡하는 일이 조금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치매는 노화에 따른 정상적인 변화가 아닌 심각한 질환입니다. 익숙한 동네에서 길을 잃거나, 익숙한 물건을 엉뚱한 단어로 부르거나, 오래된 기억을 잊는 것이 증상의 예입니다.
가장 흔한 유형은 알츠하이머병이고, 혈관의 문제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 등도 있습니다. 위험 요인으로는 나이 듦이 가장 크며, 흡연,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고혈압, 지나친 음주, 가까운 가족의 치매 병력이 꼽힙니다. 식단 하나로 이 모든 것이 달라지지는 않으므로, 혈압과 혈당 관리 같은 기본이 함께 가야 합니다.
이 연구를 읽을 때 기억할 점
첫째, 이 연구는 식단 점수와 치매 비율의 연관성을 본 것입니다. 식단이 치매를 막았다는 인과 관계는 이 결과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둘째, 대상이 중국 노인이므로 다른 나라나 다른 연령대에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셋째, 연구진도 이 식단이 해당 집단에서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 확정적인 예방법이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리
- 2025년 Nutrients에 발표된 연구에서 중국 노인 9142명을 분석했고, 치매 비율은 10.7%였습니다.
- cMIND 식단 점수가 한 단계 높아질수록 치매 비율이 11% 낮은 연관성이 나타났습니다.
- 점수와 치매 비율 사이에 직선형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되었고, 대부분의 하위 집단에서 비슷했습니다.
- 인과를 증명한 것은 아니므로, 식단은 혈압·혈당 관리와 함께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 식사를 챙기실 때는 식단 하나에 기대기보다 혈압과 혈당 관리를 함께 살피시기 바랍니다. 기억력 저하가 걱정되는 증상이 있다면 식단을 고치기 전에 먼저 의료진과 상담하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의 증상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2025년 Nutrients 학술지 발표 연구, MedlinePlus 건강주제 요약(미국 국립의학도서관) 자료 (링크 없음)